Overview

다매체적 실험, 광대하고도 심도 있는 지적 주제 탐구,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붓놀림, 작업 속도와 다작의 열정, 도전적 변화와 확장 가운데에서도 일관되게 연구해 온 인간 실존, 자유, 근원적 상상력을 향한 작가적 의지는 현재 현대 미술의 핵심에 자리한 권여현 작가와 그 작업을 논하는 주요 화두들이 되었다.

 

Works
Biography

1980년대 후반부터 근 40년 가까이 붓을 놓지 않은 작가 권여현의 작품세계는 깊고 방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작가는 회화, 영상, 퍼포먼스, 입체, 설치에 이르는 다양한 작업으로 실험과 도전을 지속하면서 주로 회화의 본질에 대해 탐구해왔다. 그는 80년대 후반 자아, 개인과 사회의 기억, 인간 실존에 대한 근본적 물음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초기부터 90년대까지의 작업 군은 다중 자아 이미지, 유년기 기억과 가족, 기억의 원형과 같은 물맷돌, 깔때기 이미지 등을 주요 주제로 주로 두터운 질감으로 물성을 잘 드러내는 방식과 톤 다운된 색채를 사용하였다. 90년대까지 지속된 '나는 누구인가?'와 같은 내면적 인간의 탐구는 2000년대 이후부터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떤 방식으로 현실에 존재하는가?'와 같은 사회, 심리적 관계 속에 있는 인간 실존의 문제로 확장된다. 이 시기부터 신화 관련 이미지가 원초적 공간인 숲과 함께 본격적으로 등장하는데, 동시에 후기 구조주의를 중심으로 하는 철학 이론들, 사회학, 심리학 등의 인문학을 학자에 비견될 만큼 뛰어난 지적 역량으로 회화에 접목하기 시작하면서 그간 다져온 자아, 실존에 대한 근본적 탐구에 초월적 상상력을 극대화하여 다이내믹하고도 풍부한 이미지들로 작업 세계를 펼쳐왔다. 

특히 2000년대 이후의 권여현의 작품에서는 주로 다른 시공간, 연계성을 쉽게 규정할 수 없는 혼종의 이미지들이 한 화면에 가득 등장하는데, 상이한 상황, 이미지, 개념들을 병치하는 방식은 초기 작업부터 시도된 작가의 독자적 방식이다. '신화'와 '철학'이라는 키워드가 권여현을 이해하는 굵직한 줄기로 자리한 이후 작가는 또 한 번의 형식적, 내용적 놀라운 변화를 보여주었는데, 2020년 경 부터의 속필 기법, 물감의 물성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방식이 극대화된 <일탈자> 작업 군에서는 거침없는 자유와 욕망을 드러내는 동시대 밈과 짤, 6, 70년대 히피, 하드록, 과거와 현대의 영화 속 인물들을 신화적 이미지, 숲, 철학적 소재 등과 결합한 "현대적 일탈자들"과 "현대적 신화"의 장면을 그려낸다. 이미지들은 과거, 현재, 미래, 가상과 현실이 뒤섞여 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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